▲ 손우현 석유품질관리원 서울지사장
세월은 우리 앞에 서 있는 그리고 지나간 또한 다가올 모든 것을 쉼 없이 변모하고 변화하게 한다.

그 변화는 때로는 소용돌이와 같이 거세게 우리를 흔들어놓기도 하고, 또 때로는 그릇 속의 잔잔한 물처럼 그냥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관리원의 역사도 그랬던 것 같다. 우리 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자동차·산업·가정용 연료로 사용되는 석유제품 시장은 제1차 석유파동과 제2차 석유파동을 겪으며 가격이 급등했으며, 이에 따라 이 사회에 유사석유제품이 둥지를 틀게 됐다. 이 유사석유제품은 석유제품 시장을 교란시킬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야기하게 됨에 따라 법적인 제도와 품질검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1983년 9월 당시 서상철 동력자원부장관이 출연한 자본금으로 ‘한국석유품질검사소’ 설립의 근간을 만들고 법적절차 등 준비기간을 거친 뒤, 같은 해 11월 15일 재단법인으로 그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1984년 3월 1일 업무를 개시할 당시, 비록 인원과 장비의 규모는 작았지만 사명감과 열정은 가히 어떤 기관도 따라올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고하는 이들은 입을 모은다.

그 열정으로 품질검사를 수행한 결과 초기에는 8.32%에 이르렀던 불법제품 적발율이 2000년에는 0.3%로 대폭 줄어들 정도로 석유제품 유통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러한 관리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1년 ‘세녹스 파동’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첨가제라는 가면을 썼지만, 실제 유사휘발유인 세녹스는 주유소, 일반 점포, 거리에서 무분별하게 불법 영업을 강행하는 등 전국으로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들의 불법 영업을 중단시키기 위한 당시의 산업자원부와 관리원의 노력은 참으로 힘겹고 눈물겨웠다. 제도적인 제재를 넘어 결국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되고, 1심과 2심, 대법원까지 가는 대장정을 거친 결과 2006년 2월 법은 세녹스 판매를 불법으로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세녹스 제조사와 대표자는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됐다.

이와 같은 풍파를 겪으면서도 석유제품 품질관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2005년 8월 23일, 한국석유품질검사소는 한국석유품질관리원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2010 월드비전과 새로운 CI 선포를 통해 21세기 석유산업발전을 리드하는 세계일류 품질관리 전문기관으로 제2의 도약을 하게 된다.

이후 관리원의 획기적인 성과가 쏟아져 나왔다.

첫째, 2003년 9월 착공하여 2006년 8월 완공한 오창 연구센터는 성능평가시스템을 완비함으로써 물성중심의 품질검사에서 배출가스, 연비측정 등의 성능평가 및 석유대체연료의 인증업무까지 수행하게 됐다.

이에 따라 관리원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의 종합센터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된다.

둘째, 2004년 12월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휘발유 비노출시험검사차량을 성공적으로 현장에 적용하게 됐다.

그 이후 지속적인 개발을 추진한 결과 현재 관리원은 휘발유차량 14대, 경유차량 9대를 제작하여 전국을 무대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이 비노출시험검사차량은 유사석유제품을 취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명 암행어사차량으로 불리고 있으며, 국내 특허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에서도 특허를 획득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셋째, 유사석유제품 근절 홍보와 시공을 뛰어넘는 품질검사·시험을 위해 ‘이동검사시험차량’을 제작, 국민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 효율적으로 홍보를 진행함으로써 건전한 석유제품 유통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제 관리원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 한국석유품질관리원을 한국석유관리원으로 법정기관화해 석유유통관리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이 1월 30일 개정 공포됨에 따라, 5월 1일부터 새출발을 하게 된다.

새롭게 태어나는 한국석유관리원은 기존의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품질관리 업무에, 석유유통관리, 수입부과금 환급 확인, 표준개발협력 업무까지 수행하게 된다. 그동안 쌓아온 노력이 결실을 맺어 관리원이 명실공히 세계최고의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전문기관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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