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권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장
최근 흔히 거론되는 대체에너지는 전기를 생산하는 대체에너지다.

풍력이나 태양광, 조력 등이 그것이다.

발전 대체에너지다. 그런데 이것이 활성화된다고 해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1차 에너지원인 석유의 주요 용도는 발전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2차 석유 위기를 겪으며 주요 발전 연료는 상대적으로 코스트가 높고 공급이 불안정한 석유에서 타 에너지(원자력, 석탄, 가스)로 대체된 지 오래다.

전 세계적으로도 발전용으로 소비되는 석유의 비중은 7%에도 못 미친다. 우리나라는 더욱 낮은 1.8% 수준이다.

석유의 주요 용도는 수송용이다.

현재 전 세계 석유소비의 52%가 수송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중국이나 인도같은 신흥국들의 석유 수요 증대 거의 대부분은 수송용에서 발생한다. 현재 전 세계 수송용 연료의 97%는 석유가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전기를 생산하는데 기여하는 대체에너지가 아무리 활성화된다고 한들 석유를 대체하기는 어렵다.

현재 전기가 부족해서 수송용 석유를 대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물론 전기에너지가 수송용 에너지로써 활성화된다면 상당 부분 석유 대체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지에는 가야할 길이 아직 너무 멀다.

코스트의 경제성확보는 물론 관련 인프라산업의 변화, 소비자의 수용 등 수많은 난제가 있다.

또한 현재 수송용 석유 소비를 모두 전기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연료 전지 생산 및 이에 따른 막대한 광물자원확보(리튬 등)가 필요할 것이다.

수송용 연료의 대체와 관련해 바이오연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많이 제기되고 있지만 문제는 바이오자원도 크게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자원을 연료로 전환하는 문제는 농산물과 트레이드 오프되는 심각한 제약이 있다.

물론 수송용 연료에서 바이오의 비중이 조금씩 늘어 가지만 누구도 수십년내에 수송용 석유를 의미있게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 실정이다.

바이오연료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나라는 엄청난 바이오자원(사탕수수)을 확보하고 있는 브라질정도가 유일하다.

미국이나 EU같은 선진국들도 수년전 까지만 해도 바이오에 큰 기대를 걸고 바이오연료 장려 정책에 중점을 뒀지만 최근에는 바이오자원 제약 등의 현실적 한계를 인식해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오히려 선진국들의 최근 수송용 석유 관련 정책 핵심은 연비개선 등을 통한 소비 효율성 향상에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소비의 57%(50%

를 석유화학원료)를 산업용으로 사용하고 있고 수송용으로 33%, 발전용으로 1.8%, 기타상업용 등으로 8%를 사용하는 매우 독특한 소비구조다.

풍력이나 태양광, 바이오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석유 소비를 줄이려면 우선 석유화학공장을 문 닫으면 쉽게 해결되겠지만 석유화학산업의 우리나라 경제기여도를 고려하면 난망한 일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수송용 역시 신재생에너지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바이오에너지 역시 국내 일천한 생물자원의 한계를 생각하면 난망한 일이다.

또 하나는 우리나라의 석유소비는 매우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얼핏 잘못 생각하면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비추어 석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석유소비중 석유화학용도의 비중이 10~20%를 넘지 않는데 반해 우리는 50% 수준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석유화학용도의 석유소비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실제 석유소비규모는 하루 150만 배럴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정도의 GDP 규모에 석유를 150만 B/D도 안 쓰는 나라는 없다는 점에서 유사한 경제규모의 선진국보다 석유소비를 엄청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수요관리로 석유를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석유관련 정책의 중점은 공급확보에 맞추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최근의 환경문제나 고유가에 따른 탈 화석연료, 탈 석유 주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석유 공급 확보에 더욱 매진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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