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홀딩스그룹 박희원 대표.
일전에 한 가스전문가포럼에 참석해 이번에 새롭게 에너지기술평가원에 신설된 자원개발PD로 임명된 충북대 이철우교수의 발표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강연에서 유전개발(E&P) 산업의 생태계가 일반 제조업과 어떻게 다른지를 매우 명확하게 구분 지어 설명을 했다.
 
이 교수에 의하면 E&P산업은 일반적으로 원재료를 투입하고 표준화된 제조 공정을 거쳐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제조업의 핵심 역량을 파악하는 방법론인 가치사슬(Value Chain)모델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며, 당면한 특수한 문제에 대해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가치조합(Value Shop)모델로 설명되어야 하는 분야이다.
 
필자는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가치조합모델은 건축 디자인, 법률 자문, 의료 산업 등 지식기반서비스 산업에 적용되어 왔던 가치 모형으로서 최근 연구에 의하면 탐사나 시추서비스, 매장량 평가나 기술 서비스 등 E&P 분야의 상당 부분이 이 모델로 설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의 E&P 산업 육성 전략도 이 모델을 기초로 수립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제조업 등 가치사슬산업의 핵심 역량은 가격 등 경쟁력 있는 재료 확보, 공정 개선에 의한 생산성 향상, 마케팅 역량 등이지만 E&P 산업의 가치 창조는 기존에 알려져 있는 혹은 개발된 여러 요소 기술의 창조적 결합을 통한 서비스 및 솔루션 제공 역량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E&P분야의 국가 R&D 기획 및 평가는 상당 부분 제조업에 기반한 가치사슬 모델에 근거하여 이뤄져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대부분 장비 개발에 기반한 에너지 산업과 동일한 틀 안에서 그 동안 과제가 기획된 연유도 있지만 E&P 산업의 특성에 대한 연구 기획 담당자들의 이해 부족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E&P산업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E&P산업 R&D 기획 및 평가 모델 수립이 시급하다.
차제에 가치조합모델의 대표 산업으로서 의료 산업이나 기타 기술서비스 산업의 R&D 기획에 대해 들여다 보는 것도 좋은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
 
셰일가스 혁명기에 접어든 지금 E&P 산업의 핵심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고 국가 R&D를 통해 집중 육성하는 것은 단순히 E&P 분야뿐 아니라 부품, 소재, 환경, 석유 화학에 이르는 산업 전반에 끼치는 파급 효과가 지대할 것이다.
대표적 가치조합산업인 E&P 산업은 창조 경제 모델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유전개발투자 각 단계에 당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역량인 만큼 국내 자원개발서비스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셰일가스혁명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종 산업간 융복합 연구의 통로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것도 좋은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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