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은녕 교수
두바이유 원유현물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1985년 2차 석유위기가 종결된 이후 20년 만에 다시 새로운 석유위기가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다.

이번 위기는 그러나 1, 2차 석유위기 때와 같이 OPEC 등 공급 측이 시작한 것이라기보다는 중국과 인도 등 대형국가의 수요 급증으로 촉발되었으며, 또한 20년 전에는 없었으며 이후 경제학자들로부터 위기의 해결방법으로 인식되어온 국제석유시장이 잘 작동하고 있는 와중에 발생하고 있어 새로운 패턴의 석유위기로 보아야 할 것이며 그 대처방안 역시 이러한 변화를 고려해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정부는 현 위기를 잘못 진단하고 있으며 기존의 위기 극복 방법인 석유비축과 시장가격으로의 구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정부의 정책실패로 인한 위기사태가 우려된다.

직접적인 영향만을 보면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들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력의 경우 석탄과 원자력으로, 난방의 경우 LNG로 대부분 전환해 수송부분 및 석유화학 관련 산업을 빼고는 국제원유가격 변동의 직접적인 영향권 밖에 있다.

이러한 에너지원의 다변화는 1980년대에 조성한 석유기금을 통해 정부가 이뤄 놓은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최대 걸작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의 어느 부분도 국제유가 상승의 간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있는 곳은 없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7%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원을 타국에 거의 전부를 의존하는 우리나라 경제가 조그만 유가상승에도 크게 흔들리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일 것이며 정부는 무엇보다도 에너지수급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에너지 자급률 향상을 위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에너지 자급률 향상의 대표적인 것으로 정부 역시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은 대륙붕 석유탐사를 시작으로 상당기간 진행되어 왔지만 아직도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먼저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이다. 선진국은 해외자원개발사업을 높은 수익성과 리스크를 가진 투자사업으로 인식하고 첨단기술 및 경영방법을 총동원해 리스크를 줄여 이득을 얻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도 자원개발사업을 투기적인 모험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 투자 건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세밀하게 분석해 전략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아직까지도 주먹구구 수준에서 투자를 벌여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석유공사나 (주)SK 등 전문기업들은 충분한 분석을 통하여 사업에 투자하고 있기에 우리나라 해외자원개발의 성공률이 국제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독립적인 해외자원개발사업 평가기관의 설립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기술전문가 및 투자전문가들이 모인 사업평가기관을 발족, 민간의 투자자문에 응해야 하며, 국가자금이 지원되는 사업의 경우는 사전평가를 실시하도록 의무화 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철도공사의 사례와 같은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또한 민간자본의 위험부담을 줄여주어 더 많은 투자가 해외자원개발사업으로 유입되는 유인책으로 작동할 것이다.

정부 역시 장기대책을 수립해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관련한 문제점은 고유가의 시기에 에너지자원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관료들을 관련부서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무부서인 산업자원부의 경우, 석유위기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대폭적인 인사이동을 실시, 담당자의 전문성이 크게 낮아져 있는 상태이다. 자원개발회사 역시 효율적인 경영 및 추진을 책임질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앞으로의 해외자원개발관련 인력양성은 기술인력은 물론 사업을 평가하는 평가인력과 기획 오퍼레이터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영인력을 함께 육성해야 한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은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는 사업으로 자본의 조달 및 운영이 매우 중요하며 또한 생산단계 이후 국제시장의 상황을 적절하게 예측하고 가격, 금리 및 환율 리스크 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사업의 중요한 성공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

우선 기존의 인력은 물론 신규인력확보를 위한 교육 및 연구분야에 대한 지원이 대폭 늘어나야 할 것이다. 인력양성 방식도 산학협동체계로 이루어져서 현장교육과 이론교육이 함께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원개발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자원개발 전문회사의 육성을 통해 산업기반을 확충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술과 경영 경험을 함께 가지고 있는 에너지자원개발 관련분야 전문가들에 의해 세부 추진계획이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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