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복재본부장
요즈음 국제 원유가격이 초미의 관심사항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준원유가 되는 두바이 원유의 가격이 작년도 연평균 배럴당 33.74달러에서 현재에는 50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제 원유가격의 상승은 연료공급량의 97%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국제 원유가격이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무역수지가 7.5억달러 악화되고 GDP 성장률이 0.1%포인트 둔화된다.

이러한 국제 원유가격의 상승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현격한 상승은 소비자들의 가계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따라서 석유제품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경우, 소비자들은 그 가격수준이 적정하게 결정되는 지에 대하여 질문을 가진다.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결정 메카니즘은 변화되어 왔다. 1997년 석유제품의 가격 및 수입의 자율화 조치 이전에 정부가 규제하고 있을 때에는 원유가격을 비롯한 비용을 기준으로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메카니즘(Cost-based Pricing)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비용을 기준으로 한 가격결정 방식은 2001년 중반까지 사용되었다. 이는 원유가격 연동제의 시행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가격결정 방식의 단점인 정유회사간의 가격경쟁 저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제 석유시장(싱가포르 시장)의 석유제품 가격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사회적인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2001년 후반부터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결정 방식이 채택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한 가격결정 방식은 국내 석유시장이 대외적으로 완전히 개방되어 있고 석유제품의 수출이 5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매우 적절한 것이다.

이러한 가격결정 방식은 국내 석유시장에 해외로부터의 경쟁을 도입하기 위하여 긴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경쟁시장에서 효율적인 가격결정 행위인 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메카니즘(Value-based Pricing)인 동시에 고객중심의 가격결정 행위이기도 하다.

작년 2월부터 현재까지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환율의 변동으로 인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인상 요인은 리터 당 70원~120원이다. 그러나 국내 정유회사들의 세전 공장도 가격은 30원~60원 정도 인상되었다. 대표적인 석유제품인 휘발유의 국내가격은 작년도 8월 넷째 주의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38.78달러이었을 때에 리터당 1394.91원이었다.

반면에, 금년도 2월 셋째 주의 두바이유 가격은 39.66달러로서 작년 8월 넷째 주 대비 0.88달러 상승하였으나 휘발유의 가격은 1349.16원으로서 45.75원이 하락하였다. 이는 환율하락에 기인하는 것이다.

국제유가가 불안한 요즈음, 국내 석유시장 참여자들은 석유제품의 가격 결정과정을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가격변동 시에 그 변동의 원인을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소비자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우리사회의 이정표로서 평가받고 있는 지난 9일에 체결된 “투명사회협약”의 정신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들은 국내 석유산업을 깊이 이해하고 신뢰와 적극적인 성원을 보내야 한다. 이 소비자들의 신뢰와 성원을 바탕으로 국내 석유산업은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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