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이타임즈 김신 편집국장] 상품의 제조 유통 과정에는 일정한 판매관리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제조나 판매 과정에 필요한 급여 등 인건비와 각종 시설 임차료, 광고 선전비 등 다양한 항목의 비용이 필요하다.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없는 전자상거래 조차 인건비 등 최소한의 판매관리비용이 필수적이다.

석유공사가 공공기관 경영 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밝힌 재무제표에 따르면 2014년 석유사업부문의 판매관리비는 ‘0원’으로 기록됐다.

석유사업부문은 정부가 석유유통구조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알뜰주유소 사업이다.

이 기간 동안의 석유사업부문 매출은 2289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원가를 감안한 매출총이익은 78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78억원을 기록했다.
판매관리비가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유통사업처를 두고 있는데 재무제표상으로는 인건비 등의 비용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구분회계(분리회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비용을 석유공사 주력 사업 부문의 비용 항목에 계상시킨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알뜰주유소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제 투입된 각종 비용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 석유공사는 석유사업부문에서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석유공사가 현재 알뜰주유소 사업에서 구분회계를 하지 않아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모습은 모든 사업 활동의 과정에 비용이 투입되고 회계에 반영되는 민간기업에 비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사업 수행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비용을 타 사업에 편입시켜 손익계산서 상에서는 이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재무제표의 왜곡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지출된 판매관리비용을 감안하면 알뜰주유소 사업이 적자라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으로 구분회계를 하지 않은 까닭에 석유공사는 석유유통사업부문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이익이 난 것으로 감춰온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 손실은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

석유공사가 공개한 손익계산서와 산업부가 밝힌 손익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사업은 돈을 벌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까먹었다는 것인지 헷갈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알뜰주유소 사업으로 석유공사가 돈을 벌었다면 공익적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고 손실을 입었다면 국민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석유공사의 딜레마는 공기업이 민간 석유 유통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미 예고됐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