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이타임즈 김신 기자]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BP가 최근 발표한 에너지 시장 분석(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전 세계 석유 확인 매장량은 1조7000억 배럴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한 해 석유 소비량이 평균적으로 8~9억 배럴 수준이니 2000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런데 매장량은 지역별 편중 현상이 심하다.

중동 지역이 47%로 가장 많은 석유가 묻혀 있고 중남미와 북미 지역이 각각 19%와 1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우리나라가 포함되어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석유 매장량은 3%에 그치고 있다.

오일머니가 중동에 쏠리는 이유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50% 가까운 물량이 묻혀 있는데다 중동 국가 대부분이 석유를 수출 전략 상품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유개발기술이 진화하면서 전 세계 석유 매장량 지도가 바뀌고 있다.

실제로 중동에는 199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석유의 64.2%가 매장되어 있었는데 지난해에는 40%대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점, 7.0%에 불과했던 중남미 비중은 최근 20% 수준까지 상승했다.

비전통자원인 오일샌드나 셰일오일, 오리멀젼 등의 생산 기술이 발전된 영향이 크다.

세계 최대 산유국은 일반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로 알려져 있는데 2015년 기준으로 중남미 베네수엘라가 약 3000억 배럴의 매장량으로 1위를 기록한 것도 오리노코강 주변의 비전통자원 개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비전통자원인 셰일오일 개발 영향으로 미국은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장량 증가율이 9.5%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비전통자원 개발은 ‘피크오일(Peak oil)’ 개념도 바꿔놓고 있다.

‘피크 오일’은 특정 시점을 정점으로 석유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지점을 의미하는데 이미 1956년부터 주장되고 있는 이론이다. 하지만 BP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확인 매장량은 최근 30년간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개발 기술이 부족했거나 경제성이 떨어져 방치됐던 셰일오일 등 비전통자원이 본격적으로 개발된 영향이 크다.

다만 석유는 ‘화수분’이 아니다.

그래서 언젠가 피크오일이 도래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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