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수년전부터 주방 가전 시장에서 떠오르는 핫아이템이 바로 ‘전기레인지’ 이다. 청소가 쉽다는 점, 비교적 깔끔하다는 인식 때문에 주부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보급되고 있다.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가스업계에서는 당연히 반가울리 없는 현상인데 더욱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일산화탄소 배출 논란이다.

전기레인지 제조업체나 판매처에서 ‘여성 폐암의 원인 중 하나가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때문이다’, ‘가스레인지 앞에서 1시간동안 음식을 하면 담배 70여개비를 피운 것과 같다’는 식의 자극적 문구를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불거지게 됐다.

특히 국내 굴지의 기업 S사 역시 현재 자사 홈페이지에서 ‘전기레인지는 연소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이 배출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언론사를 대상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전기레인지는 가스레인지에 비해 조리 시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가스레인지와의 직접적인 수치 비교 없이 이러한 문구를 활용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것인데 과연 어디까지가 맞는 말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스레인지로 조리시 일산화탄소가 발생되지만 허용 농도에는 한참 못미친다는 것이다. 즉 전기레인지 업계에서 주장하는 가스레인지의 일산화탄소의 인체 유해성은 전혀 근거가 없는 셈이다.

국가공인기관인 한국에너지기기시험원(한국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 부설 기관)에서 진행한 공개실험 결과, 25평의 실내에서 2구 가스레인지를 최대화력으로 1시간 지속 사용했을 경우 일산화탄소 농도는 최대 24ppm으로 대기중 일산화탄소 허용 농도인 50ppm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치가 나왔다.

특히 우리나라 보다 도시가스 역사가 100년 이상 앞선 일본에서도 가스레인지의 오염물질 배출로 인한 사고 사례가 전혀 없다는 점만 보더라도 전기레인지업계의 광고가 무리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역시 최근 ‘주방공간에 조리기기로 인한 유해물질 검증’ 보고서에서 일부 전기레인지 업체들은 광고 시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가스레인지를 비방하는 내용을 포함했는데 이러한 허위광고는 적절한 조치를 통해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타 업계에서도 자사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깍아 내리는 네거티브 홍보를 종종 펼치기도 하지만 이처럼 근거 없는 자료로, 특히나 소비자들에게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인체 유해성을 거론하는 식의 홍보활동은 도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기레인지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확고한 철학이 있다면 성능과 기능을 홍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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