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시장 경제의 기본은 수요와 공급에서 출발한다.

그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거래 가격과 수급 밸런스가 결정된다.

그런 측면에서 GS칼텍스가 국내 정유사 최초로 미국 본토에서 생산된 원유를 도입한 것은 공급자 중심의 현 원유 시장에서 의미하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

원유 순수입국이었던 미국은 셰일 오일 개발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석유 수출 금지 조치를 풀었다.

미국이 원유 수출국으로 다시 나선 것인데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중 처음으로 미국산 이글포드 원유(Eagle Ford Crude) 100만 배럴을 도입했다.

이 회사는 다음 달에도 추가로 100만 배럴을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잘 알려진 것 처럼 국내 도입 원유의 85% 이상이 중동산 원유다.

중동은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 즉 OPEC의 본거지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개국의 원유 수입 물량이 절대적인 상황에서도 오히려 아시아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의 ‘할증’을 요구받아 온 것은 OPEC의 원유 패권 영향력 때문이었다.

‘공급이 제한된 시장에서 많은 원유를 사가니 그만큼의 프리미엄을 내야 한다’는 억울한 사정은 중동 말고 또 다른 구매처가 마땅치 않는 현실에서 푸념에 불과할 뿐이었다.

하지만 비전통자원인 셰일오일 개발이 미국 중심으로 붐을 이루면서 중동 중심의 원유 시장 패권이 약화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증거가 2014년 하반기 이후 줄곧 유지되고 있는 저유가 현상이다.

GS칼텍스가 미국산 원유를 도입한 것은 우리 정유사들의 도입선 다변화 확대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OPEC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앉을 수 있는 유효한 카드도 될 수 있다.

미국이 원유 금수 조치를 해제하기로 결정한 직후인 올해 초,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는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 원유가 수출되면 한국 에너지 안보 다변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동에 편중된 원유 도입선이 다변화되면 원유 구매자 중심의 시장이 열릴 수 있고 원유 수급 안보에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일 원유 개발에서 촉발된 미국의 원유 금수 조치 해제 그리고 국내 정유사의 미국산 원유 수입이 시사하는 의미가 양국간 원유 수출입 거래가 이뤄졌다는 단순한 의미를 뛰어 넘어 자원빈국 대한민국의 경쟁력과 에너지 안보를 끌어 올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더 큰 의미가 부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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