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천연가스 수요 증대로 ‘인프라 프로젝트’ 활발
중소기업과 기자재 조달·엔지니어링 분야 등 참여

 ▲ 한국가스공사의 멕시코 만사니요 LNG 인수기지 전경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공기업과 대기업, 중소기업’이 한팀을 이뤄 해외 시장에 진출을 한다고? 이상적인 계획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한국가스공사에서는 가능한 이야기이다.

가스공사는 30여년 전인 1986년 평택생산기지를 시작으로 1996년 인천생산기지, 2002년 통영생산기지, 2014년 삼척생산기지를 운영해오고 있다. 더욱이 오는 2023년이면 전국을 거미줄 처럼 연결하는 ‘주배관 환상망’ 구축이 마무리 되면서 전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천연가스 생산 및 공급기술을 보유하게 된다.

정부는 이처럼 천연가스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가스공사의 노하우를 해외에 수출한다는 장기 플랜을 수립했고, 이미 그 성과들이 속속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명성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와 알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힘을 합쳐 천연가스 기술을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아제강과 ‘해외 천연가스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 및 사업정보 공유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해외 천연가스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기반 조성에 적극 협력하는 한편 향후 사업 추진 시 국내 연관 민간기업과의 해외시장 공동 진출로 정부 동반성장 정책에 부응해나간다는 구상이다.

◆ 동반진출 교과서 ‘수르길 프로젝트’

우선 지난 2015년 본격 상업생산에 돌입한 우즈벡 ‘수르길 프로젝트’는 가스공사와 대기업 3개사, 그리고 중소기업은 무려 312개사가 기자재 조달, 엔지니어링,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참여한 사업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공기업과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사례의 교과서로 꼽히고 있다.

수르길사업의 하류부문인 약 20억달러 규모의 가스화학플랜트 건설공사를 현대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등 국내 EPC업체들이 수주했고, 중소협력업체가 동반진출해 약 1500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낳았다.

수르길 프로젝트는 우즈베키스탄 북서쪽에 위치한 수르길 가스전을 개발, 생산된 가스를 110Km 떨어진 우스튜르트(Ustyurt)에 위치한 가스화학플랜트로 송출해 화학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잔여 천연가스까지 판매하는 사업이다.

가스공사는 수르길 사업이 본격적인 생산에 진입해 안정적인 수익 발생이 기대되며 올해 1/4분기에 지분법 이익 79억원을 인식했다고 최근 밝혔다. 더욱이 가스전과 화학플랜트에서의 점진적인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2041년까지 연평균 500억원 이상의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국내 최초로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컨소시움을 이룬 ‘만사니요 프로젝트’ 또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가스공사의 손자회사인 Terminal KMS DE GNL, S. DE R.L. DE C.V가 수행하고 있는 멕시코 만사니요 LNG 터미널 사업은 가스공사가 삼성물산, 미쯔이물산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한 사업으로 3사는 각각 25%와 37.5%, 3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만사니요 프로젝트는 가스공사가 해외 가스 플랜트를 최초로 직접 보유 및 운영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민관투자 협력사업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 수르길 가스전에서 110㎞ 떨어진 우 스튜르트에 위치한 가스화학플랜트

◆ 동남아 개도국에 천연가스 인프라 이식

가스공사와 국내 대‧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천연가스의 수요가 증대되기 때문이다.

우드매킨지(Wood Machkenzie)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비교적 교류가 활발한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LNG 수요가 2035년이면 현재 대비 무려 7배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 LNG 시장에서 동남아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5%에서 21%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동남아에서의 LNG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30GW의 가스발전소, 7개의 육상 LNG 인수기지, 4개의 FSRU, 3500KM의 가스파이프라인을 2025년까지 건설해야 하며 약 470억달러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가스공사는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남아공 등 해외 LNG 인수기지 사업 수주를 위해 세계적 기업인 엑슨모빌 가스&파워(ExxonMobil Gas&Power)와도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방글라데시 정부가 한국의 LNG사업개발 모델을 높이 평가하면서 육​상식 LNG 터미널 프로젝트 1개소에 대한 사업 추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천연가스사업이 동반진출에 유리한 이유는?

세계 천연가스 인프라 시장은 세계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따른 세계 LNG 수요 증가와 셰일가스 개발 확대 등으로 향후 10년간 약 370조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이다. ‘천연가스 인프라사업’은 최종 소비처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인수기지, 배관 등 제반 기반시설(인프라)의 개발·투자·건설·운영 및 기술용역을 통칭하는 것이다.

천연가스분야는 자원 개발·탐사 사업과 비교해 유치국 정부 및 국제기구의 지급보증,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으로 인해 투자 위험성이 낮고, 장기간·대규모의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우즈벡 ‘수르길 프로젝트’ 처럼 기자재 조달, 엔지니어링, 건설 등 다양한 산업군의 참여로 중소기업 동반 진출에 유리한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국내 기업들의 역량을 분석한 결과 가스공사는 기본설계·기술용역 분야에서, 민간기업은 건설(시공)·기자재 분야에서 국제적 경쟁력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인프라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기본설계, 상세설계·자재조달·건설, O&M, 투자비 및 LNG 조달 역량이 필수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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