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경유, 6만배럴 수입…국내 소비량의 0.04% 불과
중국 내 정유시설, 탈황설비 한계…경유 생산에 차질
중국, 내수 물량 부족으로 오히려 한국산 경유 수입 늘려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 탈황시설 미비로 인해 생산에 차질을 빚은 중국산 경유의 수입량은 감소하고, 오히려 국산 경유의 대 중국 수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정부가 경유에 대한 황 함량 기준을 우리나라와 동일한 10ppm으로 강화하면서 중국산 경유의 국내 수입이 가능해졌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우리나라의 환경규제 장벽에 막혀 수입되지 못했던 중국산 경유물량이 국내에 대거 유입되면, 국내 석유업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란 이른바 ‘석유업계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었다.

중국은 휘발유차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휘발유의 소비량은 많지만, 반대로 경유소비량은 적어 항상 값싼 잉여물량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중국산 경유는 국산 경유와의 가격경쟁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이 위기론의 주요 근거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로 중국산 경유의 수입실적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석유협회(회장 김효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산 경유의 수입량은 총 6만4000배럴로, 같은 기간 국내 경유 총 소비량인 1억5400만 배럴과 비교하면 0.04%에도 못 미치는 미미한 수치였다.

2016년 수입량과 비교해 봐도 지난해 경유 수입량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우리나라의 중국산 경유 수입량은 11만7000톤이었다. 무려 44%나 감소한 것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는 수입실적이 없다가 6월에 8200배럴, 7월에 2만4000배럴, 8월에 3만2000배럴을 수입한 게 고작이었고, 이후 11월까지 수입실적이 없었다.

이는 중국내 정유시설들의 탈황설비 보급률이 상당히 저조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강화된 황 함량 기준에 부합하는 경유를 생산하려면 탈황설비가 필수적인데, 탈황설비를 보유한 중국내 정유시설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생산력 저하를 불러왔던 것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한국산 경유의 대 중국 수출량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중국이 내수 소비물량 부족분을 한국산 경유를 수입해 충당한 것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11월까지 우리나라의 대 중국 경유 수출량은 1073만 배럴이었다. 1011만 배럴을 수출했던 2016년과 비교하면 6% 가량 증가한 셈이다.

2014년 이후 우리나라의 대 중국 경유수출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에는 138만배럴, 2015년에는 277만배럴, 2016년에는 1011만 배럴을 기록했다.

폭발적인 수출량 증가를 보였던 2016년의 경우에는 중국정부가 정유시설의 탈황장치 설비가 전혀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화된 기준을 일방적으로 시범적용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중국의 지난해 황 함량기준을 강화했으나 탈황시설이 미비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와 달리 중국산 경유의 수입량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으며 오히려 국산 경유의 대 중국 수출량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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