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4차 산업혁명의 중추인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거대한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100여 년전에도 컨베이어 벨트로 상징되는 생산 공정의 자동화와 효율화가 수많은 인간들의 일자리를 대체했던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굳이 산업혁명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들의 일자리는 여러 이유에 의해서 사라지고 대체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 주유소만 봐도 그렇다.

기름값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건비를 줄여 기름값을 낮추겠다며 셀프 주유 시스템을 도입하는 업소들이 늘어나 전체 주유소의 20%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최저 임금이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주유소들은 또 다시 주유원 수를 줄이고 있다.

이와 관련한 의미 있는 통계들이 있다.

통계청 ‘도소매업조사’에 따르면 주유소 종사자는 2006년 5만7890명에 달했는데 2014년에는 4만7521명으로 1만369명이나 감소했다.

17.9%가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이 사이 주유원 1인당 인건비는 1212만원에서 1491만원으로 22.7% 상승했다.

물가 등이 인상되면서 인건비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주유원 감소로 이어진 결정적 원인은 주유소 경영이 문제였다.

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2005년 기준 1.69%였던 주유소 영업이익율은 지난 해에 1%로 감소했고 최저 임금이 오른 올해는 1%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0원 짜리 기름 팔아 1원도 못남긴다는 말이다.

주유소 경영은 어려워지고 인건비 부담은 커지면서 1인 또는 부부나 가족만으로 운영하는 생계형 주유소가 전체의 67%에 해당된다는 통계도 있다.

컨베이어 벨트나 인공지능의 등장 때문이 아닌 생활의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고용을 줄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한 때 정부는 노령자들에게 주유소나 충전소 취업을 알선한다며 노인인력개발원이라는 공적 기관을 통해 전문 교육을 지원한 바 있다.

그런데 기름값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주유원을 줄이는 상황에서 노령자 취업 지원이라는 사회적 가치는 실현 불가능한 얘기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최저 임금을 인상하고 셀프 시스템을 확대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주유소 사업자 역시 최저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자본을 투입한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짐이 되거나 근로자들보다 덜 보호받아도 된다는 등식으로 연결되서는 안된다.

그래서 주유소 사업자들은 기름값중 절반이 넘는 세금에 적용되는 카드수수료 만이라도 부담을 덜어달라고 정부에 주문하고 있다.

매해 수백여곳의 주유소가 문을 닫고 있는 어려운 상황인데 더 치열한 경쟁이 필요하다며 알뜰주유소라는 제도를 통해 정부가 석유유통시장에 진출하는 불합리는 개선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주유소도 적정 수준의 이윤을 남겨야 고용을 창출하고 세금을 납부하며 소비를 하는 경제 선순환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生活)’ 은 살아서 활동하는 것을 말한다.

생활 속에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주유소 사업자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고용을 회피하고 있다.

그래서 주유소가 죽지 않고 살아서 활동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른 생활의 길을 정부가 열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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