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송에너지연구센터장

▲ 이영재 수송에너지연구센터장
지난 3월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산업자원부와 5개 정유사가 바이오디젤 보급과 관련한 자발적 협약식을 맺었다.

이에 따라서 정유업계는 오는 7월부터 2년 동안 연간 9만㎘ 이상의 바이오디젤을 의무적으로 구매해 경유에 혼합 판매하게 된다. 혼합비율은 5% 미만이나 생산량을 감안할 때에 실제적으로는 0.5%정도가 혼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바이오디젤 시범보급사업이 시작된 이래 4년에 걸친 관산학연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된 것으로서 생산업체도 당초 2곳에 불과했으나 금년 상반기중에 연산 5천톤 규모의 소량 생산업체에서부터 10만톤 규모의 대량 생산업체까지 최소 9개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사업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업체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투자 과잉이 우려됨과 함께 업체의 난립으로 인한 품질 저화도 우려된다.

이와 같이 바이오디젤 생산업체가 급증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정부에서 에너지, 온실가스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 관심을 보이는 신규 산업인데다가 타 연료사업에 비해 초기투자비용이 적고 제조공정기술이 비교적 쉽다고 인식되어 있으며 경유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이익 창출이 가능한 점에 기인한다.

그러나 자동차제작사와 정유사에서는 차량 성능 악화를 우려해 유럽수준의 엄격한 연료품질기준을 요구하고 있어서 향후 품질기준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맞는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기는 기술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바이오디젤의 품질기준에는 여러 항목이 있으나 당면한 과제는 산화안정성과 저온유동성의 향상이다.

바이오디젤 원액으로는 상술한 품질기준을 맞출 수 없고 원료에 따라서도 대응기술이 다르기 때문에 세계 유수의 바이오디젤 업체에서는 첨가제 등을 사용해 이들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디젤 산업은 일천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충분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도 아직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 혹한이 계속되어 바이오디젤 혼합유는 물론 경유를 사용하는 차량에서도 시동성 악화로 인한 문제를 야기했다.

명확하게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나 저온유동성이 좋지 않은 일부 연료유가 유통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사태가 빈발할 경우에 이제 막 시장이 창출되고 있는 바이오디젤 산업에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바이오디젤 업계에서는 끊임없는 품질개선과 아울러 상호 협력 또는 관리해 품질이 우수한 바이오디젤이 보급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외국의 경우에 바이오디젤 업체로 구성된 협회 차원에서 품질 개선기술 개발에 공동 대응하고 있음은 물론 자발적으로 품질을 관리해 일정 품질기준을 만족하는 바이오디젤에 대해서만 자체 품질마크를 부여하는 등 조악한 바이오디젤의 보급을 차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바이오디젤 업체가 참여하는 바이오디젤연구협의회 체제를 조만간 구축할 예정에 있으며 이를 통해 바이오디젤의 품질 제고와 아울러 원재료의 수급에서 보급 활성화에 이르기까지 제반 노력을 다해 바이오디젤이 우리나라의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에너지원의 하나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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