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녹스로 유명했던 한 기업이 이번에는 석유대체연료를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겠다고 나섰다.

프리플라이트의 후신인 에너지더엠파이어는 유사석유의 대표격인 ‘세녹스’라는 브랜드를 카사바를 원료로 하는 바이오에탄올에 그대로 살려 중국 수출길에 나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회사가 2008년까지 꿈꾸는 매출액은 1조원대.

특히 휘발유에 일정량을 혼합해 사용하는 일반적인 바이오에탄올 혼합유와 달리 이 회사가 개발한 제품은 휘발유를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정유사들은 문을 닫게 생겼지만 국가 전체적으로는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환경친화성이 높은 식물 연료를 국내 기술로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게 됐고 특히 휘발유를 단 한방울도 혼합하지 않고도 연료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해 냈으니 상이라도 받을만 하다.

여기에 연비 향상기능까지 갖췄다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으니 고유가 시대 이보다 더 큰 희소식이 어디 있겠는가?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버린 세녹스가 중국에서는 환영받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는 세녹스를 왜 버렸는가?

세녹스는 휘발유와 마찬가지로 원유에 뿌리를 둔 메탄올을 기본 성분으로 생산해 석유대체성이 전혀 없고 환경친화적이지도 않은데다 법 체계의 허점을 악용해 막대한 세금을 탈루했기 때문이다.

에너지더엠파이어가 중국에 수출하겠다고 발표한 세녹스는 당시의 세녹스와도 크게 다르다.

과거의 세녹스는 메탄올을 주 성분했던 반면 이 회사가 중국에 수출하겠다고 밝힌 세녹스는 에탄올을 기본으로 한 석유대체연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바이오에탄올이 베이스인 현재의 세녹스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좀 처럼 그 실체를 확인할 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 회사는 중국 국경지대에 무려 1100만평에 달하는 카사바 제조 농장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바이오에탄올과 20~30%의 식물성 첨가제를 혼합해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대목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반응이 냉소적이다.

브라질의 경우 특수 개조차량에 한정해 바이오에탄올 원액이 연료로 사용되고 있지만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이 10%만 넘어서도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에 함유된 알콜 성분이 자동차 연료계통의 고무나 금속 계통을 부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에탄올은 흡습성이 매우 뛰어나 자체적으로 수분을 생성할 수 있다는 점도 연료로 사용되기 이전에 해결해야 할 대목이다.

가격경쟁력도 의문시 되고 있다.

회사측은 바이오에탄올의 생산원가를 리터당 400~500원 선으로 밝혔는데 이 또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김정완박사는 지난해말 열린 바이오에탄올 도입 타당성 공청회에서 원유가격이 배럴당 90불 이하에서는 바이오에탄올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불이 될 경우 국내 휘발유 생산원가는 리터당 800원 정도에 형성되는 셈으로 일반적인 바이오에탄올의 생산원가가 이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는 의미인데 에너지더엠파이어측은 그 절반 수준의 생산원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의 연비가 휘발유의 70%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해외 실증 사례에서 검증되고 있는데 세녹스는 오히려 휘발유보다 높은 연비를 기록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해외 시장에서 검증받은 이후 내수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원가경쟁력이나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또 바이오에탄올이 갖는 품질이나 연비의 한계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검증자료를 제시해 주기를 회사측에 희망한다.

기업의 진정성이 무턱대고 의심받아서도 안되지만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천문학적인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바이오에탄올 연료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명쾌하게 설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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