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박완주 의원(민주당, 천안을)은 14일 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남부발전 부산복합 6호기 발전정지 상황보고’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부산복합 6호기는 지난 20일 첫 고장 이후 4시간 만에 기동했다.

 

이후 10분 만에 재고장과 재 기동을 반복하면서 3일 동안 무려 4번의 고장이 일어났고 결국 핵심부품인 터빈마저 고장 났다.

 

사고는 처음 러버(고무판)와 패킹 등 작은 고장에서 시작됐지만, 무리한 운전이 계속되면서 터빈의 날개가 부러지는 대형사고로 확대됐으며 수리비만 20억원을 넘은데다 무려 7일 동안이나 가동하지 못했다.

 

당시 전력거래소는 복합 6호기가 고장으로 출력이 떨어지자 3시간 동안 7번씩 전화를 걸어 “출력을 높일 것”을 요구했으며, 발전기가 고장나자 전력위기는 고사하고 “잘못하면 언론에 대서특필 날 수도 있다”며 자신들의 안위부터 걱정했다.

 

남부발전도 “본사에서 수급이 부족하니 무조건 돌려라 해서 지금 운전 중”이라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정비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저출력 운전을 하며 ‘이상한 정비’를 했다고 보고한 내용도 발견됐다.

 

정비를 위한 정지권유에는“정비계획이 26일 이후로 잡혀있다”며 고장사실을 은폐하려는 꼼수가 드러났다.

 

특히 고장 난 발전기를 두고 입찰을 계속하거나 과다입찰을 하는 등 가짜 입찰을 계속해오는 것으로 드러나, 고장정지로 인한 회사의 손해를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부발전은 고장으로 제대로 출력을 낼 수 없는데도 허위 과다입찰을 하고 전력거래소는 이를 받아줬다가 사실이 드러나자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사후 변경입찰을 했지만 이마저도 규정위반이었다.

 

변경 입찰은 문제발생 1시간 전까지 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8월 22일 전력거래소와 남부발전간의 전화통화에서는 “6호기가 고장상태 240이어야 하는데 330으로 입찰해 높다”는 질책이 이어진 뒤“서로 애매해 지니 사후변경하자”고 드러나 입찰조작을 공모한 셈으로 밝혀졌다.

 

4차례나 고장과 재기동이 반복되는 동안, 산업부에 보고한 자료는 8월 20일 최초 고장발생 상황보고서 단 한 장뿐이었다.

 

이와 함께 부산복합 1호기는 출력이 늦어 전력거래소로부터 “왜 또 거짓말을 하시나”, “속이지 마세요”라며 문책하는 내용도 담겨 있어 발전소의 상습적인 출력 속이기가 만연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박 의원은 “고장발전기를 고치지 않고 무조건 돌리라는 전력거래소나 허위로 입찰을 계속한 남부발전이나 국민의 입자에선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아, 수리비 20억원과 입찰가격까지 챙겨줘 국민 부담만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전력당국의 주먹구구식 정책과 무리한 전력수급, 그리고 발전사의 보신주의와 은폐, 상식을 벗어난 사고대처가 국민 불신을 불러왔다”며 “향후 입찰시장의 투명화와 고장 시 보고은폐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