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력 공기업 한전의 사채 발행 규모는 2021년 1~6월 사이 1조3,000억원이던 것이 지난 해 7~12월에는 17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부채도 2021년 145조8,000억원에서 2022년 192조8,000억원으로 47조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천연가스 도입 도매 공기업인 가스공사 부채도 34조5,000억원에서 52조원으로 17조5,000억원이 늘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한전·가스공사의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사채발행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재무 위험 기관으로 해석했다.

한전·가스공사의 사채발행이 급증하면서 전체 공공기관 부채 규모와 비율이 전년 대비 크게 상승했는데 이들 두 공기업을 제외하면 부채비율은 2021년 130.0%에서 2022년 128.0%로 오히려 떨어졌다며 전체 공기업 부채 증가의 배경으로 한전과 가스공사를 지목했다.

천문학적인 금융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채가 늘고 있고 정부와 국회가 이들 공기업들의 법적 사채 발행 한도를 늘리면서까지 유동성 확대를 지원하려는 이유가 비정상적인 요금 구조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기 생산 연료비가 오르고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는 천연가스 도입 비용이 상승하는데도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내수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채는 급증하고 있다.

비용이 상승하는 만큼 요금에 전가돼야 하는 당연한 시장 논리가 작동되지 않도록 정치권은 압박하고 있고 공기업 경영을 평가하고 재무 상황을 관리 감독하는 정부는 실행에 옮기고 있다.

팬데믹에서 벗어나고 전기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한전 전력 판매량은 2021년 4.7%, 2022년 2.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중인데 발전연료비 상승이 공급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영업 손실 폭은 커지고 있다.

유럽 발전 수급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겹치면서 가스공사가 도입하는 LNG 가격은 2021년 톤당 66만833원에서 2022년에는 147만226원으로 급등했는데 원가회수율은 62.4%에 불과해 지난 해 말 기준 미수금이 9조원에 육박했고 올해말에는 13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 여당은 전기와 가스 요금 인상 요인을 무시하고 동결하면서 이들 공기업의 자구 노력을 주문하고 있는데 인건비와 각종 비용을 절감하고 불요불급한 자산을 매각한다고 재무구조가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빚더미에 앉았는데도 지난 해 임원 연봉이 30.1%, 직원 평균 연봉은 6.6% 상승했다며 가스공사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런데 가스공사의 실제 기본급 인상률은 2.5%에 그쳤고 다만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급이 상향되며 성과급이 반영돼 실제 수령액이 오른 것일 뿐이다.

경영평가 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이 사라지면 올해 임금은 지난 해 보다 오히려 30% 삭감될 수 있다.

국민 세금으로 운용되며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공기업의 방만 경영은 철저하게 감독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한전이나 가스공사가 빚더미에 앉게 된 것이 전체 지출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인건비 때문인지 아니면 정부의 요금 개입 때문인지에 대한 명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재정당국이 매년 공기업들의 경영성적을 평가해 등급을 나누고 우수 기관에는 인센티브를, 기준 미달 기업에는 패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우수한 경영 실적과 공적 역할 수행을 유도하려는 동기 부여 목적이 크다.

이번 가스공사 논란과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올해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 항목과 배점을 개선해 재무 위기 상태 공기업의 성과급 지급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정부의 부당한 요금 결정 개입으로 미수금이 쌓이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돈을 빌리러 나서야 하는 재무 압박의 책임을 해당 기업과 조직원들에게 돌리는 것은 온당하지도 않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한전, 가스공사 등 재무 위험에 처한 공기업들도 보다 절박한 자구 노력에 나서야 하겠지만 정부 여당은 부당하게 요금 결정에 개입하면서도 이들 기관과 조직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무책임한 행태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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