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백 본지 고문 겸 칼럼위원
유연백 본지 고문 겸 칼럼위원

[에너지플랫폼뉴스 : 유연백 본지 고문 겸 칼럼위원]

일본 정부는 지난달 24일 이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알프스(ALPS)로 처리하고 희석한 1단계 방류를 실시했다.

방류 이전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ALPS로 처리한 뒤 삼중수소를 국제기준에 맞춰 희석하면 문제가 없다는 종합보고서를 일본과 한국 등에서 발표한 바 있다.

방류 후에도 오염수 처리부터 방류까지 단계별로 공개하고 있는 안전성 평가 데이터가 모두 정상 수치라고 발표했다.

방류 결정 및 시행과정에서 각국의 입장과 대응은 매우 달랐다.

우선 일본내에서는 수출에 영향을 받는 수산업계 중심으로 반대와 방류중지 소송 등이 제기되었지만 사회 문제로 크게 확산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일본 다음으로 영향을 받게 될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IAEA 보고서가 유능한 국제기구의 전문적 분석에 기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별다른 반대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해류의 흐름상 가장 늦게 영향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반대 활동이 강력하게 전개되었다.

일본과 외교적으로 불편한 관계인 중국 정부는 원전 노심과 직접 접촉한 오염수는 정상적인 원전 배출수와는 다르다며,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와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상품 불매나 여행 취소 등 반일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나는 등 국가 이념이 과학을 압도해버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방류 이전부터 원자력 및 방사성 관련 학계 등에서 원전 오염수 처리 및 희석 후 방류하는 경우 국내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연구와 논의를 통해 과학적으로는 유의미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저명한 영국 물리학자인 웨이드 엘리슨 교수를 초청해 강연 및 토론회를 열었는데 방류수를 마셔도 인체에 영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본인도 마실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의 발언으로 국회 등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활동은 알프스로 처리되지 않는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주로 반핵 및 환경단체, 야당을 중심으로 일부 의원들의 후쿠시마 항의 방문, 일부 수산업계 반대 시위, 전국 촛불집회, 단식 투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됐지만 방류 이후 모니터링 결과 정상이라는 발표 등으로 동력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여 진다.

특히 방류수의 위험성을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고 고준위폐기물처럼 위험성을 강조하고 공포심을 유발해 감성적으로 호소함으로써 방사성 괴담만 유포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저명한 물리학자를 돌팔이라고 칭하고 국제원자력기구를 불신하는가 하면 방류수를 총리에게 마시라는 등의 주장은 국민 공감을 얻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 광우병이나 사드 사태에서는 공포심을 유발하면서 후세들에게 안전한 사회를 물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통했었지만 이후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는 과정의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하다.

차제에 공포가 과학을 집어삼키는 나라가 아니라, 과학이 공포를 진정시키는 성숙한 나라가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등 과학과 기술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과학이 국민의 막연한 공포와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학계나 정부에서도 국민의 과학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높여 나가려는 노력을 계속해 큰 갈등이나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어려운 갈등 사안을 풀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유연백 고문·논설위원은

행정고시 30

19905~ 감사원 부감사관

19929~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산업과장, 석유산업과장, 전기위원회 총괄정책과장, 감사관, 원전산업정책관

20151~ 한국표준협회 전무이사

2020520236월 한국민간발전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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